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을 읽고나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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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일 23-07-11 02:0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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당시에는 내가 정서가 풍부하지 못한 탓도 있었겠고. 일제강점기 하에서 자기만의 ‘감정’을 뿜어내는 듯한 느낌에 역사(歷史)적 분노도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. 그러다 30대 중반을 지나면서 시가 이해되기 처음 하고 어떤 시들은 좋아지기도 했다. 그 후배는 철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국문학 석사를 밟고 있었는데, 술만 먹으면 시를 읊는 버릇이 있었다. 우리는 거나하게…(skip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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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. 그 중에서도 18번이 바로 백석의 시였다.
백석은 나같은 시문외한은 사실 알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. 이북출신 시인이라 우리 제도권에서는 철저히 소외되고 묻힌 사람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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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렸을 때 내게 ‘시’라는 것은 유약한 자들의 ‘넋두리’나 허욕에 가득 찬 자들의 언어의 유희에 불과했다. 왜 그랬을까 아마도 나는 소위 순수시라고 하는 것들을 교과서에서 시로 처음 접하면서 시에 대해 아연실색했던 것 같다. 그러다 우연히 술자리에서 한 후배를 통해 백석의 시를 알게 되었는데, 그 시가 바로 ‘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’과 ‘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’였다. 모란이 피기까지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겠다는 김영랑의 시를 읽으면서 화가 치밀었다.
